1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뜬금없었다.
눈물이 쉴새없이 났다.
시신은 알아보기 힘들만큼 부패해있었고, 사인은 감히 추정할 수도 없었다.
2
서로 사귀자고 한지 채 6시간도 안 돼서, '미안해'라는 말과 함께 차였다.
더러워서 죽고 싶었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할아버지가 계신 시골로 내려가려고 했다. '서울'이라는 유리공간 속에서 항상 일탈을 꿈꿀 수 있었던 건, '할아버지'와 '시골'이라는 존재 덕이었다. 언제든 나를 받아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그 얼마나 큰 위안이고 위로인지 모른다.
그러나, 난 그 날, 고민 끝에, 시골로 내려가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인간을 만나러 갔다.
그 이튿날. 할아버지는 횡사하셨다.
죽여버리고 싶었다. 스스로를.
3
지금 이 순간도,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다.
스스로가 미치도록 역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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