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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살의 여름, 처음으로 술을 마셨다. 에스키셰히르에서였다. 한밤 중에, 머물던 친구네 집에서 한참이나 먼 곳까지 무작정 걸어가서 샀던 와인이었다. 브랜드도, 제조지도 기억할 수 없지만, 포도주스보다도 더욱 달콤하고 싱그러운 맛이었다. '아, 술이란게 이렇게나 맛있는 거였구나'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대로.. 나는 애주가가 되었다..

 와인에서 맥주로, 맥주에서 라크로, 라크에서 소주로, 소주에서 소맥으로, 소맥에서 일본주로, 일본주에서 막걸리로. 

 주종이 끊임없이 바뀐 만큼이나 술도 끊임없이 마셔댔다. 

 컨디션이 지독히 나쁘거나, 술을 마실 수 없는 상황이 아닌 한, 하루도 알코올을 손에서 놔본 기억이 없으니까.
 
 술 때문에 웃지못할 기억도 많지만, 딱히 후회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차라리 호기롭게 술을 마셔대고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던 그 때가 훨씬 낫달까.

 오늘도 술을 마신다. 아니, 지금도 마시고 있다. 맛있다. 하지만, 입 안을 맴도는 텁텁한 뒷맛이 썩 기분 좋지만은 않다. 텁텁한 일상만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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