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친구와, 이틀 연속으로 만났다. 이런 경우가 흔치 않았기에, 뭔가 신선한 기분이었다. 어제, 친구가 헤어지기 전에 '같이 신촌 북오프에 갔으면 좋았을텐데'하고 이야기했었다. 내가 BL코너에서 뒹구는 꼴을 보고 싶었다나 어쨌다나. 그래서 '내일 만나서 같이 가자'라고 말하긴 했는데, 애가 워낙 비싼 몸이신지라 만날 수 있을까 싶었었다.
오늘 낮에 '북오프 가자'고 문자를 보냈는데, 반응이 미적지근했다. 그래서 정 안되면 나 혼자서라도 가자는 심산으로, '나 지금 북오프 가려고 하는데, 넌 어떡할래?'라고 재차 문자를 보냈다. 그랬더니 평소와 다르게 쏜살같이, 자기가 지금 거기로 갈테니까 얼른 오라는 답장이 왔다. 얼른 챙겨서 집을 나섰다.
실망이었다. 일본책이 엄청 많다고 해서 기대 만땅이었는데, 만화책만 넘쳐났지, 다른 장르의 원서는 정말 후졌다.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요시다 슈이치의 원서가 단 한권도 없었으니 말 다했지. 자세히 안봐서 모르겠는데, 무라카미 하루키의 원서도 없었던 듯. 게다가 중고책 주제에 왜 이렇게 비싼지, 차라리 돈 10~20%만 더 보태면 새 책 살 정도.
가슴 깊이 낙담한 채, 여자 사진집 코너나 기웃거리던 와중, 세상에 왠걸... 텟페이 사진집 발견~. 얼굴에는 환희의 물결이, 마음에는 희열이... 안그래도 텟페이 사진집 사려다 말았는데, 북오프에서 발견하다니, 이런 감동이.. 거기다 가격표 보고 다시 한번 쌌다. 5,600원... 하앍... 정가가 2만원 넘어가는데. 북오프가 실은 자선단체였나봄.
하아.. 올해 들어 가장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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