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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밤, 차였다.

 언제 헤어져도 이상할 건 없다고 생각했지만, 너무나도 급작스러운 이별 통보였다. 더더욱 쇼크였던 건, 절대 내가 차이지 않을 거라는 알량한 믿음 때문이었다. 나는 그 아이에게 목을 맨 상황이었고, 그 아이는 아쉬울게 없는 상황이었다. 아쉬울게 없는 사람이 상대방을 먼저 내친다는 것은, 적어도 내 상식 선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아이는 나에게 고해성사를 했다. 항상 엿보이던 가식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솔직하면서도 담담한 고백이었다.

 나를 사랑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사람의 감정이란게 본인 마음대로 되지 않더라, 이게 사랑이라곤 생각되지 않는다, 이젠 감정이 남아있지 않다, 서로에 대해 잘 아는 좋은 친구로 지내자, 쌀쌀맞게 굴었던 게 다 이유가 있었을텐데 왜 눈치채지 못했냐, 그래서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던거다, 사실 처음부터 느낌이 오지 않았다...

 가장 슬펐던 말은, '미안해'.

 그리고. '내가 만약에 글을 올리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아플 일은 없었을텐데. 당신은 당신 나름대로 살아갔을텐데', 라는 말을 들으며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너 없이 어떻게 살아'라는 말에, '나를 만나기 전처럼 살아가'라고 답해주었다. 

 진정됐다고 생각했는데, 글을 쓰자 다시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살아갈 용기가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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