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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5/03
- 2009/10/06
- 2009/03/29
윤동주 시인의 작풍은 부끄러움의 미학으로 불린다. 일제 강점이라는 시대적 현실과 별다른 저항을 할 수 없었던 자신 간의 괴리, 일종의 프러스트레이션이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 그런 상황을 윤동주 시인은 부끄러움 혹은 속죄양을 모티프로 한 자기 반성적인 시풍으로 승화시켰다.
다자이 오사무 또한 수치심을 작풍의 모티프로 삼은 대표적 문호이다. 다자이는 윤동주 시인과 마찬가지로 시대적 현실에 대해 체념해버리고 마는데, 윤동주 시인이 식민지의 속민으로서의 절망감을 느꼈다면, 다자이는 일본의 제국주의적 야망에 대해 반발심을 느낀 것이 미세한 차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프러스트레이션이라는 똑같은 출발 선상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작풍은 판이하게 달라지는데, 윤동주 시인이 자기 반성으로서 프러스트레이션을 극복하고자 했다면, 다자이는 철저한 자기 파괴로 아예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자 했다. 즉, 같은 출발점이었지만, 한 명은 자기 반성을 통해 자신과 현실 간의 괴리를 점차 좁힘으로써 현실에 순응하고자 하였다면, 다른 한 명은 자기 파괴를 통해 자신과 현실 간의 괴리 자체에서 벗어나고자 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윤동주 시인의 얘기가 나오면 항상 다자이가 자동적으로 연상되곤 하는데, 아무래도 나는 역시 윤동주 시인보다는 다자이 쪽에 마음이 뺏긴다.